[네이트판 공포] 사람이 살 수 없는 집

2022. 2. 16. 23:17생활/괴담

이 이야기는 네티즌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출처 : nate 

 사람이 살 수 없는 집


'사람이 살 수 없는 집'

 

- 1편
안녕하세요 저는 23살 여자예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어릴 때 겪은 일을 재미 삼아 꺼내보려고요
재미 삼아할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지만요... 흠...
글 쓰게 된 것은 요즘 상영 영화 컨저링
오늘 보고왔는데
보는 내내 예전 어릴 때 살던 집 생각이 나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어린 시절 가족들과 제가 죽을고비를 수도 없이 넘기며
겨우 탈출했던 집에대한 이야기 해드리려고요 확실히 재미는 아닌가요;;
뭐.. 지금은 전혀문제없고
주변 사람들에겐 괴담 하나 풀듯이 가볍게 많이도 이야기했으니..
그래도 그집에 대해 이렇게 글 쓰긴 처음이라 
뒤죽박죽일 수도 있는 점 이해해주세요
나름대로 가족들과 기억을더듬어 열심히 정리하고 있어요..ㅎㅎ


문제에 집터에는 지금 그냥 아스팔트 길이되었어요
뒤쪽에 철도가 놓이고 방음벽같은게 설치되면서 집터를 좀 침범했지만
집터의 대부분은 아스팔트길
그 집이 없어진 탓에 이사 간 후에 한 번도 찾아가 볼 수 없었지만 
(찾아가고 싶지도않았구요)


그렇지만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네요 
집의 구조 같은 거라던가 냄새도 어렴풋 기억나고..
집은 여관건물 맨 위층에 있었고 
엄청 낡은 집이었지만 오래전엔 고급스러웠을 법한 그런 집이었어요


엄마 말로는 이사올 때부터 가구가 몇 개 있었는데 
텔레비전 놓는 장식장이랑 거실탁자하나 작은방 침대랑 안방 화장대
주인아줌마가 찜찜하면 버리라고 했지만
전부 나무고 고급스럽게 생겨서 그대로 두고 
침대만 왠지 찜찜해서 버렸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기억하는 그집 첫인상은 
하루 종일 햇빛이 잘 들지 않아서 벽지라던지 곰팡이가 많았고요
주택에다 바닥도 나무고 햇빛이 잘안들어 바닥이 썩은 곳도 있었고
집자 체도 엄청 낡았는데 벌레 한 마리 없었던 것 그 정도?


심지어 여름인데 모기도없었어요
처음엔 무섭다던지 그런건 못 느꼈어요 그저 마냥 신나고
그전에 네가족이 한방에 잤었는데 
그렇게 갖고싶던 오빠와 내가 잘방 생긴 것이 기쁘고
집이 이상하게 꼭 마음에 들었던거 같아요


그때 오빠가 12살이고 제가 10살이었는데
엄마 아빠가 작은방에 원래 있던 침대를 빼고 
작은 침대 나란히 두 개를 넣어줬어요
1주일은 아무일도 없이 잘 지나가고
이사 간 후 일주일 뒤 오빠 일기엔 수요일이라고 돼있어요
새벽에 자다가 깼는데 이상한소리가 들렸어요 


누가 손까락으로 벽을 딱 딱 치는 소리 같은 게
불규칙하게 딱, 딱딱, 딱, 딱딱딱 딱, 딱, 딱


이런 식으로 들렸어요
처음엔 오빠가 일어났나 싶어서 그냥 자려고 
눈을 감고 스르르 잠들었을 때
갑자기 얼굴이 너무시원한거에요
그때가 여름이었거든요


그집이 원래 시원한 편이라 선풍기는 켜놓지 않았고
도둑 든다고 창문도 닫고자고있었거든요
얼굴에 바람이 부는것도아니고 
얼굴로 박하 같은 거로 세수한 기분이랄까..
나중엔 팔하고 허리까지 시원했는데
뭔가 갑갑한 느낌도 들었던 거 같아요


그때, 누가 제어깨를 잡고 확 끌어당겼어요
정신이 들면서 잠에서 확깼는데
저는 서있고 창문앞에서 아빠가 저를 안고 있더라고요
불도 다켜져있고 오빠는 방문 앞에서 엄마 뒤에 숨어있고
눈 떴을 때 왜 그런 상황이었는지 궁금하지도 않고
그날 그냥 아빠가 그대로 안고 안방으로 가서 
가족들 다같이 안방에서 잠이 들었던 거 같아요

 
제가 겁먹을까봐 아무도 말 안 한 거 같았는데
후에 몇년지나고 오빠 말로는 자다가 일어났는데 
제가 창문앞에서서 창문을 손가락으로
딱딱 치고있었대요
왜 그러냐 물어도 답이 없어서 덥냐고 창문을 조금 열어줬더니


제가 까치발을들고 창문밖에 얼굴만 빼고
얼굴을 이리저리 이상한방향으로 돌리더래요
오빠가 너무놀라서 제 팔을 잡아당겼는데 당겨지지 않더래요
그래서 제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려고 옆에서 제 얼굴을 보는데
제가 입이 귀에걸릴 만큼 활짝 웃고 있더래요 (좀 과장되었지만..)
그게 예쁘게 활짝이아니라 말 그대로 입이 찢어져라


오빠가 소리도 못지르고 안방으로 달려가 
아빠 엄마를 깨우고 방에 돌아왔을 때는
제가 창문을 활짝열고 창틀에 아슬아슬하게 
수건처럼 걸려있었다는거에요


아빠가 제어깨를 확 젖혀서 안고
제가 그때 깼다는데 엄마아빠는 심한 몽유병이라고 생각했대요


오빠가 일기에 썼었는데 엄마아빠가 
그런 거 쓰는 거 아니라고 그래서 지웠다고..
그래서 그날짜 오빠 일기엔 다른 내용 적혀있고요
그 뒤로 저는 몽유병 증세가 나타난 적은 없었어요 


그리고 그일있고 한 1주일간은 
그냥 집에서 갑자기 쿵 소리가 난다던가
물소리 가난 다던가 그런 것 밖엔 이상한 점이 없었고
우리 가족은 그냥 집이 낡아서 그러려니 하며 살고 있었죠
그 후 일주일 뒤부터 일이 연달아 터지기 시작했는데


그 집 1년 좀 안되게 살면서 겪은 온갖 나쁜 일 
(좋은 일은 전혀 없었음)


아무튼.. 오빠일기와 가족들한테 물어보고 
제 기억도 더듬어서 정리하고 있는데


엄마 아빠는 뭐 좋은 일이라고 글 쓰냐고 달갑지 않아 하시네요
그래도 오빠가 이것저것 많이 이야기해주고
부모님몰래 오빠랑 제가 그 당시 적어둔 것도 있으니
내일부터 매일은 아니더라도 많이 올리도록할게요 
시간도 늦었고 저는 이만 자러가볼게요..


저도 고민하듯 올리는글 아니고 재미로 들어주셨으면 하니까
자작이니 거짓이니 비난없이 읽어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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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아무도 안읽어주실줄 알았는데
의외로 댓글도 몇분 달아주시고 힘내서 2편 쓰러 왔습니다


바로 시작할게요
전편에 말씀드렸듯이 우리가족은 그때까진 아직
사태의 심각이라고 해야하나 전혀 공포심마저 느끼지 못했어요
집에 대한 공포감 같은 게 처음 생긴 일은 
그 후로 1주일 정도 지나서 연달아 일어났어요


어두워지기 전? 노을 질 때쯤이었는데
그 집이 해가 잘 안 드는 집이라 저녁 되기 전부터 좀 어둡다는 느낌이거든요
아빠는 가게에서 안오셨고 오빠는 학원 갔다 친구 집에 간 날


엄마랑 저랑 둘이서 거실에
엄마는 쇼파에앉아있고 저는 소파 앞 탁자에 앉아서 
엄마가 제 머리를 묶어주면서
티비를 보고 있었어요


탁자에 양반다리하고 앉아있는 제가 엄마한테
'엄마 탁자가 밑에서자꾸 쿵쿵거려'라고 했대요
엄마는 그냥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고는 
밑에 층에서 뭘 하는가 보다 하고 저한테 말씀하셨대요
그러고 제머리를 다 묶어놓고 티브이를 보셨대요


한 5분쯤 지나 제가또
'엄마 탁자가 자꾸 쿵쿵거린다니깐'하고 말했대요
엄마는 '그러면 그냥 탁자에서 내려와서 
소파에 앉으면 되지 않니' 하고


다시 티비를보셨구요
근데 그후 제가 꼼짝도 안 하고 탁자에 앉아있더래요
엄마는 제가 삐져서 그러나보다 하고 
제 이름을 부르시고 제 팔을 잡았대요
저는 대꾸도도안하고 티브이만 보고 있는데

 
그순간 제 팔을 통해서 쿵! 하는 느낌이 전해졌대요
바닥에 있는 엄마의 발은 안느껴지는 진동이..
탁자랑 저만 쿵!하고 울리는듯한 느낌이었대요


그러고는 순간 엄마가 탁자 밑에 뭔가가 있나 
혹시 커다란짐승이라도 든 것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순간 하시고는 
탁자 밑을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셨대요


탁자는 낮았고 나무였어요 
둥그런 나무판자를 밑에 네모난 나무가 바치고 있는데
탁자 밑에 8센티 정도만 공간이 뚫려있는 그런 탁자였어요


처음엔 그냥 다리를벌리고 손을 탁자에 댄 체 
고개를 숙여서 탁자 밑을 슬쩍 봤는데
검은 게 왔다 갔다 거리다가 
손에 쿵하는 느낌이 전해지더래요


엄마는 너무 놀라서 악! 소리를 지르며 
저를 데리고 티브이 쪽으로 몸을 피하셨대요
그러고 천천히 멀리떨어져서 탁자 밑을 보려고 엎드리셨는데


순간 시커먼게 확 튀어나와
엄마를 덥치셨대요


엄마는 순간 눈을감고 허공에 팔을 휘저으면서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셨대요

 
그러시다 정신이 빠져서 거실에 
저를 두고 기어서 안방으로 도망을 가셨다가
이내 정신을차리고 나와 저를 챙기고 집에 있던 
막대기 같은걸 집어와서 거실 곧곧을 샅샅이 뒤졌는데


그 검은 것은 온대 간대 없고 형체도 없더래요
저한테 그것을 봣냐고 어디갔냐물으니 
제가 손으로 가르키는곳은 탁자 밑
(저는 지금 그일을 기억 못 하지만)


그 후에 오빠가 오고 아빠가 와서 
탁자 밑이랑 온 가족이 집 곳곳을 찾아다녔지만
그 검은물체의 정체는 알 수 없었고
결국 흐지부지 그일이 끝나고


이틀 후

 
해가 저물고 깜깜해질 때 쯤일이에요
이 일은 저도 아직 생생히 기억나는 일이에요
그 집은 안방 작은방 그리고 너무 작아서 
그냥 창고로 쓰기로 한방


그렇지만 저희 식구가 원래 네 명이 한방에서 살았어서
이사올 때 짐도 별로 없었고


창고를 쓸일이없어서 그 방은 그냥 가족앨범이라던지
예전 갖고놀던 장난감들이 한편에 조금 있고 텅 비어있었어요
놀기 좋은방이었지만 그 방은 창문이 너무 작아 
햇빛이 제일안들어서 곰팡이가 많이 피어있고
화장실 옆이라그런지 냄새가 나서 
오빠랑 저랑은 잘 안들어갔었죠


아무튼 그날은 가족끼리 거실에 앉아있었는데
아빠랑 엄마랑 이야기를 한참 하시다가 아빠가 화장실에 가셨어요
저랑 오빠는옆에서 각자 티브이 보고 있었고요


근데 아빠가 갑자기 큰일보시다가  
'밤에 그렇게 크게 웃으면 안되지!' 하시는 거예요
엄마는 잘못들으셨는지 '뭐라고요!?' 하고 되물으시고
저는 들었는데 제가 그런것이아니니까 가만히 있었어요


아빠가 그후 아무 말이 없자 엄마가 저랑 오빠한테
'아빠가 뭐라고하시니' 하고 물었고 오빠는 대답을 안 하고
저는 '밤에 시끄럽게 하지말래요' 하고 말했어요


엄마는 '그게 무슨소리지'하시고는 
'여보! 여보!'하고 아빠를부르셨어요
그때 물내려가는소리 들리고 아빠가 곧
'아 거참 그방에 생전 안 들어가더니!' 하시면서 나오셔서
우리한텐 눈길도 안주시고 화장실 옆 그 방에 문을 쾅 닫고 들어가시는 거예요


엄마는 멍하게 그모습을 보고 계시고
그때 오빠가 벌떡일어나서
'아빠! 아빠!!' 하고 그 방 쪽으로 뛰어가서
'아빠! 아빠! 우리아니에요! 저 아니에요!!'


이러면서 미친사람처럼 문을 열려고 문고리를 돌리는데
안에서 잠구셨는지 안 열리고 오빠는 막 울기 시작했어요


그 방안은 정적..
엄마는 놀라셨는지 가만히 굳어계시다가 오빠가 울자
다가가셔서 왜우니 하고 오빠를 달래며 
대신 문을 열려고 하셨는데


역시 문은 잠겨있었어요


엄마도 당황하신듯 '여보! 여보!' 하고 부르며 
문에 귀도대보고 그러셨죠


오빠는 옆에 주저앉아 엉엉 울어댔어요
그러고 엄마가 한참 아빠를 부르고 있는데
문 열리고 아빠가 나오셔서는 소파에 그대로 앉으시는 거예요
아빠는 얼빠진얼굴로 앉아서 가만히 계시고 엄마는 오빠를 안아주고
아빠한테 무슨일이냐고 왜 그 방엔 들어가서 
문을 잠그냐고 대답은 왜 안 했냐고 물으셨어요


그때 오빠가 울면서 또
'아빠 그거 우리아니에요 저 아니에요 거기 가지 마세요' 이런 말만 계속했어요
엄마는 뭐냐면서 말을해야알지않겠냐고 아빠한테 화내시고
곧바로 오빠보고 뚝그치라고 혼내셨어요
그때부터 오빠는 좀 진정됬는데
갑자기 아빠가 오늘은 아무래도 나가서 자자면서 
엄마랑 저희보고 당장나가자고했어요


엄마도 탁자일도있고 해서인지 그러자 고하시고
가족이 지갑만 챙겨들고 거의 도망치듯 집을 빠져나와서
아빠가 잠시 집앞에 가족들을 세워놓고 오빠한테
혹시 뭘봤냐고 물어보셨거든요


오빠는 '본건아니고 들었어요' 하고 말했어요
아빠가 뭘들었니 하고 물었을 때
오빠가 말해준걸듣고 가족 전부 무슨 달리기 경주하듯이 
집에서 도망쳐서 찜질방으로갔어요...


오빠 이야기론
아빠가 화장실에 들어가고 얼마 안돼서
그 방에서 오빠랑 제목소리가 들렸대요 
막 웃으면서 아빠! 아빠! 소리치는 것
그러고 아빠가 '밤에 그렇게 크게 웃으면 안 되지!' 하고 소리치셨는데


그거 듣고 오빠는 '저희 거실에있어요!' 라고 말하려고 입을 떼는데
순간 아무도없는 왼쪽에서 누가 귓속말로


'쉿! 죽어!'


오빠는 그대로 굳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데
아빠가 화장실에서 나와서 거실쪽은 쳐다도 안 보고 그 방으로 걸어가는데
그 방에서 계속 우리 목소리가
아빠! 아빠 부르면서 웃어댔다는 거...
아빠는 그일에 대해 그날 딱히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는데


후에 이야기들은것으론
아빠는 화장실에서 우리가 떠 드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나가면 혼내켜줘야지 생각하셨대요


그런데 아빠가 화장실에서 나와서 그 방에 들어간 기억은 없으시대요
정신 차려보니 밖에서 엄마가 부르고 있고


오빠 울음소리가 났대요
아빠가 뭔가에 단단히 홀렸구나 싶어 뒤돌아 나가려던 찰나에
오빠 목소리가 아빠! 하고 뒤에서 부르셨다는 거예요


그 뒤로 발이 돌덩이처럼 무겁고 겨우 방을 빠져나와서 소파에 앉았는데
그 방에서 계속 애들 소리가 들리고..
뭔가에 홀린 것같이 멍해서 집에서 당장 나가야 할 것 같은데
말 한마디를 꺼낼 수가 없더래요


그러고 웃음소리가 멈췄을때 겨우 집에서 나가자고 말씀하셨대요
그날부터 아빠는 이사를 가야겠다는생각을 조금 하셨다는데


가족이 갑자기 이사갈집도 마땅치 않고 
지금 집을 어떻게 해야할지막막해서 그럴 수 없으셨대요


덕분에 그뒤로 반년 넘게 
우리 가족은 그 집에 계속 살아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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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그날가족들모두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지세고난 
다음날 아빠는 가게를 하루 쉬시고는 엄마랑함께


여관 주인아저씨의 어머니랑 만나셨대요
처음 집 계약할때 그 여관집 아주머니와 이야기했었기 때문에


처음에 저희 아빠가 여관 아주머니한테 
그이야기를 꺼냈더니
자기는 집에 대한 권리가 없다고 
집은 자기 시어머니 소유라 하셔서 그 할머니를 만나신 거죠


저희 부모님은 그때 그 할머니를 처음 뵙는거였는데
키도 작고 나이도 많은 노인인데 얼굴에 심술이 가득차있었대요


아빠가 조심스럽게 집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아빠말은 잘라먹고 요즘 세상에 무슨 귀신 타령들이냐 그러시더래요
아빠가 그 집에 못살겠다고 집 빼달라고하니까


눈에 보이는 게 문제가 있으면 그래 주겠는데 
미신 이야기나 들이밀면서 무슨 소리하냐고


정 그렇게 무서우면 자기가 
무당을 알아봐준다면서 비꼬듯이 이야기했대요
집주인이 그렇게 나오는데 부모님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데다
보증금도 못돌려받은채 집을 빼고 이사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대요


그날은 아무성과도없이 그냥 돌아오셨고
결국 그날 우리가족은 그 집에 다시 돌아갔어요
학교에서 겨우 어제 일잊고 잘 놀다가 
그 집을 다시 가려니 지옥에 끌려가는 느낌이었어요


엄마 아빠 손에 억지로 다시 그 집에 들어섰을 때 
처음 그집의 인상과 너무 다르더라고요


곳곳이 누런벽지가 괜히 무섭기도 하고
시원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으스스하고 소름이 돋고
무엇보다 오빠는 제가 그때 밤에 했던행동도 
몽유병이 아니라 뭔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 방에서 못 자겠다고 엄마 아빠한테 때를썼어요


저도 오빠가 그방에 안 잔다고 하니 저도 같이 때를 썼고요
그랬더니 엄마아빠가 그럼 이제 안방에서 같이 자자 하셨어요
그런데 신기하게 네식구 같이 자면서부터 
그런 일이 좀 줄어드는 거예요


그냥 가끔 저녁에 쿵!소리가난다던가 
티브이가 꺼진다던가 등등 자잘한 일만 가끔 생기고
괜찮은 듯싶었어요

 
그래서 그날이후 항상 네 식구가 같이 잤는데
(안방엔 침대가없어서 네 식구가 바닥에서 자야 했어요)
한 열흘 지나서였어요


우리가족들이 잘 때 큰 이불 두 개를 깔고 
엄마, 저, 오빠, 아빠 이렇게 누워서 자거든요
엄마 옆에는 이사올 때부터 있던 그 화장대가 있고 
그 옆에 방문이 있었어요 방문을 항상 닫고 잤는데


그날따라 너무 더운 거예요
그래서 방문을 열고잤거든요
방문을 여니까 거실이 너무 무서운 거예요
그날은 네식구가 전부다 긴장해서 스탠드 같은 거까지 켜놓고
쉽게 잠도못들고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잠들었는데


자는데 이야기소리가 계속 들리는 거예요 
좀 시끄러워서 중간에 눈을떴어요


엄마 목소리인거같아서 엄마하고 
엄마 쪽을 봤는데 엄마가 뒤 돌아 누워있더라고요
방문 쪽을 바라보고 옆으로 누워서 주무시고 계신데


엄마 옆 화장대위에 사람이 올라가서 
이상한 소리내면서 춤을 추고 있는 거예요
화장대가 바닥에 앉아서 쓰는 식의 화장대라 낮아서 
그것의 하체가 딱눈에띄게 보였어요 

 
너무무서워서 눈을 감았다가 떴는데
도저히 눈을다뜨고 못 보겠어서 실눈을 뜨고 보는데
하얀 발목이 껑충껑충 뛰면서 춤을 추는 것 같은 거예요
도저히 보고있을수가없어서 눈을 감았는데


이상한 소리를계속 내는 거예요
말도 아니고 이상한 괴기스러운 소리? 
같은걸 내면서 계속 방방뛰고있는거 같았어요
식은땀 뻘뻘흘리면서 거의 몇십 분을 뒤척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눈을뜨지도못하고 그 이상한 소리를 듣고 있다가
저도 모르는사이에 잠이 든 거 같아요..


그다음 날 제가 제일 먼저 일어났는데
오빠는 어디갔는지 자리에 없고
엄마랑 아빠랑 전부다 몸을 웅크리고 
방문 쪽으로 돌아누워서 자고 있는 거예요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곧바로 엄마가 일어나시더니 소리를 지르시는 거예요
그 소리에 아빠가 일어나서
엄마 보고 왜 그러냐 물으시다가 아빠도 굳으시고..

 
화장대에 있던 엄마화장품같은게 다 바닥으로 떨어져 있는 거예요
아빠도 엄마도 전부다 밤에 시끄러운소릴듣고 깼는데
화장대에서 방방뛰는 그것을 보고 한참 동안 가위를 눌리다 
소리가 멈춰서 겨우 잠드 셨다는 거예요


엄마랑 아빠랑 저는 놀랄 세도 없이 아빠가 오빠 없어진 거 눈치채시고
엄마랑 아빠랑 저랑 오빠찾아서 거실로 나갔어요
그런데 오빠가 작은방가도없고 거실에도 없고 창고에도 없는 거예요
오빠 이름 부르면서 한참 찾고 있는데 
작은방 옷장에서 오빠 우는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제가 아빠 오빠 옷장에있나봐요 해서
아빠가 옷장문을 열었는데


오빠가 진짜 괴성을지르면서 옷장에서 튀어나와서 
방 밖으로 뛰어나가다가 넘어지는 거예요


엄마가 놀라서 바로 오빠를 일으켜세우셨는데
오빠 얼굴이 퉁퉁부어서 밤새 울었는지...
아빠랑 엄마가 왜 그러냐 물어도 대답도 안 하고


'밖에 나가자 밖에 나가자'
계속 그랬어요


엄마는 
'그래 그래 씻고 옷만갈아입고나가자'하면서 달래셨는데
오빠는 싫다고 지금 나갈거라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부리고...
결국 오빠 상태도그렇고 옷도 안 갈아입으려 해서 
학교에 아프다고 전화하고


아빠가 오빠 가게에 데려가고
전 엄마가 학교에 챙겨 보냈어요
학교 다녀와서 집에 왔는데
오빠가 계속 어린애처럼 엄마한테 착달라붙어있었어요
저 평소같으면 오빠한테 장난치고 놀렸을 텐데
저도 그냥 얌전히 아빠옆에 붙어있었어요


매일 가족들 전부다 집에서 시체처럼 티브이 소리 
크게 틀어놓고 티비만 보다가 (사실 보는 둥 마는둥했지만요)


잘 시간 되면 방문 닫고 전부다 
안방에 모여서 다닥다닥 붙어서 자고
초등학교 5학년인 오빠가 집에서 
계속 화장실을 혼자 못가서


아빠가 한동안 계속 같이들어가고 
오빠가 맨날 아무말도안하다보니 
집이 대화도 약간 단절된느낌이었어요


(오빠한테 그날 왜그랬는지 아무리 물어도 계속 대답을 안 해줬거든요)


그러고 또 몇일 아무 일 없다가
가족기리 외식하는 날이 있었어요 기분전환 겸 
그날 고기를 먹으러갔는데 거의 다 먹어갈때즘에


오빠가 또 엄마아빠한테 '우리 집에 가지 말자.. '
그러는 거예요 그랬더니 아빠가 오빠를 달래셨어요
목요일  왜 그랬는지 엄마 아빠한테 말을 해야 엄마 아빠가 안다고
말도 안 하고 집에 가지 말자 그러면 
아빠 엄마는 ㅇㅇ이가 뭐 가무 서운지 모르겠다고


엄마 아빠가 지금 당장은 이사 못가지만 
조금 있다가 다른 데로 이사 꼭 해줄 테니까
뭐가 무서운지 엄마아빠한테 말해달라고
뭐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그때서야 오빠가 그날 이야기를 꺼냈는데
그날 오빠는 자다가 화장실을갔는데 무서워서 
화장실 문을 열고 볼일을 봤대요
근데 어렴풋이 방에서 떠드는소리가 들려서 누가 깼나 보다 하고
안 그래도 무서웠는데 좋았대요


그래서 기분 좋게 볼일 보고 방에 가려고 나왔는데
화장 대위에서 키가 큰 여자가 하얀 천을 둘러메고
머리는 산발이고 발목만 하얗게내놓고 춤을 추면서
이상한 알아들을수없는소리를 내고 있더래요


너무 무서워서 소리도 못지르고 
화장실 앞에서 꺽꺽대며 울었는데


그게 화장대에서 폴짝 뛰어내리더니
오빠를 잡으러 막 쫓아오더래요 
이상한 춤을 추며 이상한 소리까지 내면서


오빠가 안방으로 도망치려니까 
잡힐 거 같아서 작은방으로 가서


옷장 안에 숨었는데 그게 옷장 밖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다가 엄마 목소리도 흉내 내고 
아빠 목소리도 흉내 내고 제목소리도 흉내 냈는데


가족들 목소리로 'ㅇㅇ너 죽어 죽는다 이리나와 나와 죽는다' 
밤새도록 옷장앞에서 쿵쿵 뛰어대면서
가족들 목소리로 협박했다가
갑자기 이상한소리로 끽끽 웃어대다가  
오빠는 옷장에숨어서 소리 내서 
울지도 못하고 밤새 울었다는 거예요


그날 밤에 아빠랑 저랑 엄마가 이상한 소리 멈춰서 겨우 잠들 수 있었을 때
그 귀신이 오빠를 쫓아가서 그랬던 거죠...
나중에 알게됬는데 그 옷장은 우리가 가져온 옷장이거든요


엄마가 아빠한테 시집올때 가져온 옷장인데
외할머니가 그옷장안에다가 악한 거? 쫒는 그런 부적을 붙여두셨나 봐요
그래서 그귀신이 그 옷장에 숨은 
오빠한테 해코지를 못한거일수도 있다고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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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편

오빠는 어떻게됬냐는 댓글이 좀 있던데
오빠는 그날이후... 라면을 스스로 못 끓여먹는 라면 장애인이 된듯해요 ^^;;


성격이 좀 아프구요.. (성격파탄 같은 거...?)


여러분의 뜨거운관심에 변태처럼 좋아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잡소리 그만하고 이야기 시작할게요 ㅎㅎㅎ
외식 후에 오빠랑저는 제일 가깝게 사시던 
고모할머니 댁에 잠시 맡겨졌어요


오빠 상태가 안 좋아서 엄마 아빠는 저희를 맡겨두고 
그 집과 담판을 지으려고 생각하셨대요


외식하기 하루전 누구한테 연락을 해야 할까 고민하시다가 
친할머니는 천주교셔서 안될 거 같고..
가끔 절도다니시고 용한 무당 찾아다니시기 
좋아하는 외할머니께 연락을드렸는데


신기하게 전화걸자마자 전화를 바로 받으셨대요
평소 때 귀가 좀 어두우시고 외할머니댁 전화 벨소리가 작아서
전화를 걸면 한참 후에 받으시는 편인데 바로 받으셔서 엄마가
'엄마 왠일로 전화를 바로 받으셨대요?' 하고 여쭈었더니


외할머니께서 며칠 전부터 같은 꿈을 계속 꾸셨는데
외할아버지가 꿈에서 액자를 뒤집어서 들고 
외할머니를 계속 쫒아오셨단거에요


외할머니는 아니 이영감이 나를 데리고 가려고 
내 영정사진을들고 쫒아오나 싶어서


매일 밤 도망 다니시다 잠에서 깨셨다는데
어젯밤에는 도무지 꿈이 깰 생각을 안하는통에 
너무 지치셔시고 힘드셔서 멈춰 서셨대요 
그러고는 '아니영감! 대체 왜 이러는 거야!'


하고 화를내셨는데 할아버지가 말없이
뒤집어 들고 있던 액자를 바로 해서 할머니한테 주셨다는 거예요
그래서 할머니가 그액자를 들여다보는데 
까만 액자안에 우리 가족사진이 있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사진이 보면볼수록 이상하고 찜찜해서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우리가족말고 한 사람이 더 있었다는데
머리 산발을 한 흰옷을 입은 여자가 자기도 우리 가족인양 우리 가족한테 딱 붙어서..


그 모습이 섬뜩하고 기분이 안 좋아서 잠에서 깨셨는데
깨신 후에 아무리 그 여자 얼굴을 기억해내려 해도 
또렷이 기억이 나질 않으시더랍니다

 
그래서 온종일 걱정하며 엄마가 전화 오길 기다리셨다는 거예요
먼저 전화를 하지않으신건 괜히 나쁜 꿈을 꾸고 
전화를 하면 재수 옴 붙을까 봐 그렇게 못하셨다고


엄마는 외할머니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모든이야기를 털어놓으셨대요


그랬더니 외할머니가 꿈속 사진에서 본 꼴이
우리 가족한테 그것이 꼭 붙어있는 게 이사 가도 쉽게 떨어질 거 같진 않고
일단 내일 애들맡겨놓고 내려오라고 하시더래요


그래서 엄마아빠는 
우리를 고모할머니댁에 맡기고 바로 내려가셨어요
외할머니댁까지 2시간거리여서 저희 데려다주고 
가려니 10시에 도착하셨는데


시간도 너무 늦었고 해서 
그날은 그냥 외할머니댁에서 자고
그다음 날에 외할머니가 용한 무당집이라고 
어디론가 데려가셨데요


아빠는 집안이 천주교셔서 무당 집은 처음이라 긴장하셨는데
생각보다 멀쩡한 가정집이고 
불교 용품이 있다는것빼곤 특별할 것도 없었대요


그 무당은 40대 여자인데 모시는신때문인가?.. 
결혼 도안한 처녀 무당이었는데
외할머니 말씀으론 아는사람만아는 유명한 무당이래요


그런데 옷도 무당같은옷이아니라 사복을 입고 있고 
넉살 좋게 웃으며 엄마 아빠를 반겨서
처음엔 그집에 무당의 가족인 줄 알았는데
외할머니가 먼저 바닥에 앉으시고 
따라서 엄마아빠가 앉으려고 하는데


그 사람이 '그렇게 걱정되는데 왜 안 데려왔어요? 데리고 와야지' 하더래요
엄마 아빠가 갑작스럽고 당황해서 아무 말도 안 하고 서있었더니
'일단 앉으시고요 딸은 안데려와도 아들은 데려와야 되는데.. '하면서


우리가 겪은일을 듣지도 않고 줄줄 꾀더래요
구체적이진 않지만
딸은 한번 죽을뻔하고 아줌마는 놀라서 나자빠지고
아저씨는 한번 호되게 홀리고 
아들은 한번 지독하게 괴롭힘 당하지 않았느냐 대충 이런 식으로?..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더니 정작 그 귀신은아닌데 
그 집에있는 귀신 중에 하나가


엄마한테 붙어서 자랑하듯이 이야기해주었다고.. 
아주 재밌어 하고있다고


무당 말론 그 집에 귀신이 여럿인데 
아주 악질인 귀신 하나가 나쁜 짓을 하고 있고


그 귀신은 재미로 그러는게아니라 
진짜 화가 나있는 상태이고
나머지귀신중 지금 엄마한테 졸졸 따라다니는 귀신은 
그게 재밌어서 괜히 같이 그런짓을 한다고


티브이 끄고 소리 내고 자잘한 것은 다 엄마 따라다니는 
그 귀신짓이라고하더래요
아빠가 그러면 어쩌면 되는지 
이사 가면 되는지 이것저것 물으셨더니


아들을 데려왔으면 좋았을건데
안 데려왔으니 어쩔수없고
자기가 어차피 그집에가봐야 될 거 같으니까 
올라갈 때 같이 가서 살펴보겠다 그러셨대요
그러고 무당이 그집에 있었던 일을 자세히 해달라고 해서


엄마 아빠가 이것저것 이야기해드리고 있는데
갑자기 무당이 사색이 되서 빨리 애 맡긴 곳에 전화해보라고 그러더래요
이유를 물을세도없이 엄마 아빠도 허둥지둥 고모할머니 댁에 전화했는데
그때 오빠가 엄청아팠거든요 엄마 아빠가 고부터 
머리가 너무아프다고 하루 종일 토하고


그래서 고모할머니가 오빠랑 저를 데리고
병원 열자마자 병원에갔는데 
오빠가 진짜 갑자기 멀쩡한얼굴로 할머니 나 이제 안 아파요
이러고 의사도 아무문제없다고 그래서 다시 집에 왔더니
또 시름시름앓고 밤새 고모할머니는 
그 전날 밤부터 잠도 못 자고 오빠 돌보시고


그때 엄마아빠가 핸드폰도 없고 외할머니댁 
연락처도 없어서 연락도 안 되는 상황이었거든요
전화 끝내고 무당 아줌마가 당장 가는 게 좋지 않겠냐고
본인도 같이가주신다 하셔서 엄마 아빠랑 외할머니랑 무당 아줌마랑
급하게 고모할머니집으로 갔대요
내려가는 길에 오빠 아픈걸 어떻게 아셨냐고 엄마가 물으니까


엄마 옆에 붙어있는 그 귀신이 갑자기 낄낄대고 웃고 너무 좋아하는 꼴이
분명히 그 악귀가 애들한테 해코지를 했구나 싶어서 알았다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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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편
무당이야기를 듣고 나서 엄마는 계속 오빠 걱정에 
우시고 외할머니는 달래주시고...
아빠는 무슨정신으로 운전했는지 
기억도 안날정도로 정신없이 오셨대요


저는 낮잠자고 있을 때 
엄마 아빠가 고모할머니 댁에 도착하셨는데
고모할머니 집에 들어가자마자 엄마보다 무당 아줌마가 먼저
오빠한테 달려가서는 오빠를 안고 막 우셨다는 거예요


고모할머니는 생전처음보는 여자가 
저희 오빠를 안고 우니까 놀라서 멍하니 쳐다보고
엄마는 그때 아무이유없이 갑자기 서러워져서 
무당이랑 같이 막 같이우셨대요


무당 아줌마랑 엄마랑 정신없이 울고 있을 때
외할머니가 고모할머니한테 상황 설명하시고 
아빠는 차 주차하시고 올라오시고
아빠가 자고있는저를 깨워서 집에 가자고 하셨어요


고모할머니도 천주교셔서 그런 걸 별로 
달가워하지 않으셔서 같이 안 가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고모할머니께 인사드리고 집으로 가는데
차가 좁아서 저는 엄마무릎에 앉아서 가고 
오빠는 무당아줌마무릎에 앉아서 갔는데


무당 아줌마가 오빠를 계속 쓰다듬으면서 
우리 ㅇㅇ이 우리 ㅇㅇ이 하고 계속 중얼거리셨어요
저는 그때 그 아줌마가 무당인 거 모르고 그냥 아는 사람인가 보다 생각했어요
신기한 게 엄마 아빠는 오빠 이름을 
그 아줌마한테 한번도 가르쳐준 적이 없었다는데
아줌마는 오빠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 
집 가는 내내 오빠이름을 주문처럼 외우셨는데


외할머니가 엄마한테 우는 모습이나 
말투로 봐서는 아마 외할아버지 였을거라고 하셨대요 


집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무당아줌마는 
오빠를 내려놓고 무표정으로 집안에 제일 먼저 들어가셨고
다시 오빠를 끌어안거나 하지않았어요
집안에 들어가서도 특별한 행동은없고 
그냥 이방저방 둘러보고 다니다가


유독 한참동안 멈춰서 있을 때가 있었는데 
창고방이랑 안방 화장대 앞이었어요
한참 돌아다니다가 작은방에가서 장롱을 열고 
장롱에 있던 부적을 바로 찾아 때 버리는데
부적이 무슨 불에탄것도아니고 누렇게 반쯤 삭아있었어요
(후에 외할머니가 붙여두신 부적이 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러고 새부적을 척 붙이시고는
오빠한테 숨고싶으면 저번처럼 발길 닿는 곳에 
숨으면 된다 안전하니까라고 하셨대요


그러고는 작은방에서 나와서 탁자를 갖다 버리라 해서 
탁자가 커서 아빠가 나중에 버리겠다고 하니까
무당 아줌마가 지금 당장 버려야 한다고 버리자고 하시는 통에
엄마랑 아빠랑 무당아줌마랑 셋이서 탁자를 겨우 밖에다 내놓고


그러고는 또 안방화장대앞에 가서 한참있더니
버리면 큰일날거라고 일단 두라고 하고는 
화장대 맨 밑서랍 깊숙이 접은 부적 같은걸 숨겨두시고는
누가 부적을 찾거든 절대 어딨는지 일러주지마라고 
우리 가족한테 열심히 설명하셨어요


그러고 바로 창고방으로 가서 
그 방문에 부적을 붙혀두시고 되도록이면 들어가지 마라고 하셨고요
그러고 나서 뭔가 찝찝하다고 둘러봤던 곳을 
또 둘러보고 또 둘러보다가
갑자기 무당아줌마가 티브이 바치고 있는 
장식장에 가서 장식장도 갖다 버려야 된다고 그래서


또 세분에서 그걸 낑낑거리면서 빼냈는데
장식장 뒤에 머리카락이 진짜 한 움큼이 있는 거예요
무당 아줌마는 그걸 보고 질겁을 하셨어요 
당장 쓸어없애버려야한다면서


바닥에 뭘쏟았는지 찐득한 거에 
머리카락이 한웅큼달라붙어있고 고약한 냄새 도나고
그런 게 있는데도 집에 벌레는 한 마리도 없었어요


엄마 아빠는 장식장 버리러 가시고 
무당 아줌마는 수건을 빨아오셔서
독한 집이야 독한 집 하시면서 
그 더러운머리카락과 찐득거리는걸 열심히 치우시더니
다 치우고는 머리카락이랑 
오물 묻은 수건을 봉지에 싸서 내다 버리셨어요


엄마 아빠한테 '뱀술에 사람 머리카락이다'라고 했대요
그 찐득한게 뱀술이었나 봐요
그 집에서 한바탕을 하고 아줌마가 버릴 건다 버렸는데
아직은 아니니까 당분간은 말한거잘지키라고


본인은 다시 자기집에간다고 몇 달 뒤에 굿이나 하러 올 거니까 
그때까지만 잘버티고있으라고
말씀하신 거 잘 지키라는 말은 
계속 신신당부를 하고 가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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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
무당아주머니가 다녀가신 후에 집 꼴이 좀 말이 아니었어요
티브이는 바닥에 떡하니 대충 놓여있고 
(내릴 때 잘못 건들였는지 티브이는 고장 났더라고요)


그리고 쇼파앞은 휑했죠...
근데 신기하게 아무 일도 없는 거예요 
진심 너무 일반가정집같아서 이상할 지경으로요...


티브이 없어도 가족들끼리 잘 놀았어요
(솔직히 그 후 집 분위기는 더 무서워진 거 같았어요)


그래도 가족들이 전부다 약속이라도 한듯이 
서로 무섭단이야기는 안 했어요
그냥 거실에서 불켜놓고 제가 갖고 놀던 
살구랑 부루마블같은거 꺼내놓고 하고 놀고
전 진심재밌었지만 
엄마 아빠는 억지로 웃고 놀고 그러고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러다 밤되서 가족끼리 우르르 화장실 가서 다 같이 양치하고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가족들 
차례로 볼일보고 나머지 가족들이 밖에서 기다려주고


우르르 안방에들어가고..
그렇게 그날 다같이 잘 잠이 들었는데 
밤새 자꾸자꾸 잠에서 깼어요
좀 몽롱하게 깼는데 바닥에 슥슥 소리나는걸 들었어요
근데 소리는들리는데 확인할 수가 없었어요

무슨 수면제 먹은거처럼 맥없이 
다시 잠들고 그런 걸 반복했어요
눈꺼풀이 천근만근인 느낌?... 
계속 그렇게 일어났다 기절했다


깨고 자고하는 중간 동안에 
슥슥소리는 밤세났던거 같아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엄마 아빠 오빠 
전부 다 밤에 무슨일있었다고는 말 안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소리는 저만 들은 줄 알고 그냥 넘어갔어요
그렇게 한 한달은 가족 모두 잘 지내는 거 같았어요
한 달 정도 지나서 날씨 좀 쌀쌀해질 때쯤이었는데
오빠랑 저랑 학교갔을 때 주인집 할머니가 찾아왔었는데


엄마 아빠가 굿을 해도 되냐고 연락했더니 찾아오신 거예요
오자마자 다짜고짜 엄마아빠한테 동네 시끄럽게 무슨 굿을 하느냐고
집 계약 얼마 되지도 않고 
(집이 몇년안에 철거될 거라서 계약이 길지 않았어요)


좀 조용히 살다나가면 안 되겠느냐고 화를 내셨대요
한참 실랑이를하다가
엄마 아빠는 홧김에 그러면 오늘 하루 
이 집에서 주무셔보시라고 그러셨대요


근데 주인할머니가 그러시겠다고 하셔서 
진짜 저희학교 갔다 왔을 때 주인 할머니가 계셨어요


솔직히 엄마 아빠는 진짜 주무시고 가신 다기에 
좀 이상하게생각되고 놀라셨대요
그냥 다툼도 있었고 오기로 주무시라고 하신 거죠
오빠랑 저는 엄마아빠가 
주인 할머니 오늘 주무시고 가실 거라고 그러시길래


할머니께 인사드리고 어색하게 앉아있다가 같이 저녁 식사하는데
그 할머니께 엄마 아빠가 작은방에 주무시라고 했었거든요
할머니도 알았다고하셨었대요


근데 갑자기 저녁먹다가 할머니가 창고방을 가리키면서 
저 방은 뭐 로쓰 고있냐고 물으시는 거예요
엄마 아빠 말씀으론 이미 다 설명 들으셔놓고 또 물으신 거래요
엄마 아빠는 그냥 창고라고 다시 설명했더니 식사하시다 말고 갑자기
그 방을 구경하시겠다고 그 방문을 열고 들어가시는 거예요


엄마 아빠는 그때 너무 놀라서 밥 먹다가
더 먹지도 못하고 멍하니 그 모습을 보고 계셨대요

 
방안 둘어보시다가 방문에 있는 부적을 보고 
이런 걸 왜 갖다 붙여놓았냐고 물으셔서


제가 '그방에 무당 아줌마가 들어가지 마라고 했는데요' 했는데
그랬더니 그 할머니가 갑자기 그방에 주무시겠다는 거예요
엄마 아빠가 계속 말리고 설득했는데 끝까지 거기 주무신다고...


그래서 이불을 그 방에 깔아드리고 
저희 가족은 그냥 안방에서 잤죠
근데 한참 자고 있을 때 엄마가 이상한 소리를 들으셨대요


막 화내는 소리라고해야하나? 
뭐라고 하는진 잘모르겠는데 분명 누가 화내는 소리 같았대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 방에 있는 할머니 목소리인 거 같아 
엄마는 아빠를 깨워서 그방으로가셨대요


아니나 다를까 방안에서 할머니가
어디 있어! 어디 있어! 죽는다! 진짜 죽는다! 어디 있느냐고! 뭐 이런 소리를 하시면서
방 안에서 뭘 던지시는지 책 같은 거 던지는 소리랑 
물건 던지는 소리가 났대요


엄마 아빠가 놀라서 방문을 열려고 하는데 
뻑뻑하니 전보다 좀 안열리는 느낌이었대요


근데 방문을 열자마자 그할머니가
'여기 있다!!! 하고 소리치시면서 방 안에서 
툭 튀어나오셔서 문지방으로 달려드셨대요


엄마는 깜짝놀라서 막 소리를 지르시고 그 바람에 제가 깼어요
잠에서 깨서 그방쪽으로갔는데 
할머니는 문지방에 막 달려드시고
아빠는 할머니를 막 뜯어말리면서 '여보 여관집 좀 불러와! ' 
하시면서 다급하게 소리치고 계셨어요


아빠가 할머니를 말리시면서 봤는데 
할머니가 달려드는 문지방에


접어놓은 종이가 테이프로 발려있더래요 
(문이 뻑뻑하게 안열린이유인듯)
우리 가족도 모르게 무당 아줌마가 
부적을 붙혀놓고 가신 거 같았대요


아무튼 엄마는 잠에서깬 저를 방에 들어가라고 하시고 
여관집으로 가서 아저씨를 부르러 가셨어요


전 방에들어가서 다시 잠들었고요
엄마가 여관 아저씨를 데려와서 할머니를 
아빠랑 아저씨가 겨우 그방밖으로 데리고 나오셨는데
아빠 말씀으론 그때 그 할머니 힘이 보통 노인네 힘이 아니라
장사였다고 아저씨랑 아빠가 함께말리는힘으로도 힘드실정도 엿 대요


근데 더이상한건 겨우 방 밖으로 떼어내니까 
할머니가 아무일도
없으셨다는 듯 소파로 가서 주무셨다는 거예요
그 모습을 여관아저씨랑 엄마랑 아빠가 
진짜 한참 넋나간듯 보고 계시다가


여관 아저씨가 자기 어머니가 왜 저러는 거냐고 따져 물으시는 데
엄마 아빠도 뭘 알아야 대답을 해드리죠...
아저씨도 결국 내일 이야기하시자고 그 할머니 부축해서 내려가셨고요
그 일이 있는 동안 저는 다시 방에 와서 오빠 옆에 다시 누웠다가
얕게 잠이들었어요 그때 제가 꿈을 꿨는데
제 꿈에 노란한복을입은 아저씨가 나와서 
제 이름을 부르시면서 이리로 와보라는 거예요


저는 거부감이 하나도 들지않아서 아저씨한테 가까이 갔어요
그랬더니 아저씨가 갑자기 '일어나!!!'
하고 호통치시는데 그소리가 무슨 귀 바로 옆에서 
천둥이 치듯이 크게들리는거에요
무섭다는 느낌은 아니었고 그냥 많이 놀랐어요..
무튼 너무 놀라서 잠에서 벌떡 깼는데 
꿈에서 본 아저씨 얼굴이 너무 생생한 거예요


방은 깜깜하고 조용한데 방문은 살짝열려있고 
밖에서 어른들소리가 들리는데
왠지 거실에 나가기보다 
오빠를 깨워야겠다 싶어서 오빠를 흔들어 깨웠어요
그랬더니 오빠도 깜짝 놀란사람처럼 벌떡 일어나는 거예요


저는 계속 멍했고
오빠도 뭘생각하는지 아무 말없고 
둘이 그냥 엄마아빠 들어오실 때까지 멍하니 앉아있었는데
엄마 아빠가 그때 방에 들어오셨어요 
두 분 다 방에 들어오셨다가


저희가 앉아있는거보고 놀라셔서 
불부터 키시고 나쁜 꿈이라도 꿨느냐고 물어보셨는데
저는 그냥 어떤 노란옷입은 아저씨가 
꿈에서 나보고 일어나라고 소리치는 꿈 꿨다고
그 아저씨 목소리가 너무 커서 놀라서 일어났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오빠도 꿈에서 그 아저씨를 봤다는거에요..
오빠는 꿈속에서 잠에서 깼는데 엄마아빠랑 제가 방 안에서 뭘 찾고 있더래요
오빠가 엄마아빠한테 뭘 찾는 거냐 물으니까 엄마가 오빠한테
'야 밖에 무당 아줌마 오셨는데 부적을 가져오시라고 하신다'라고 했데요


그러고 곧바로 아빠가 '근데 어디있지? 야 너는 기억하니?' 그러시는데
오빠는 아무리생각해도 이상했대요 무당 아줌마가 그렇게 몇 번이나 말했는데
엄마 아빠가 왜 기억 못 하지? 하는 생각도 들고
게다가 제가 막 빠른 속도로 바닥을 기어다니면서
방 장롱 밑을 막 보고다니는게 너무 무섭고 이상하더래요


가장 결정적으로 엄마아빠가 저희한테 야라고 안 하시거든요 
항상 누구야 이름부르시거나


아들~ 딸~ 하고 부르시지..
아무튼 그게 이상해서 밖에 진짜 무당 아줌마가 있는지 확인하려 했데요
마침 방문이좀 열려 있어서 밖에 
나가진 못하고 문쪽에 좀 가까이 갔는데
누가 열린방문사이에 서있었데요 
처음엔 잘안보이다가 서서히 그 사람 모습이 뚜렷해지는데
하얀 옷을입은 그 산발머리 여자가 서있더래요


근데 저번과는 다르게 오빠가 
그 여자 얼굴을 정확히 봤는데 얼굴이 뱀 비늘처럼 돼있고
귀까지 찢어진 입에서 뱀혀를 쭉 빼고 잇는데 방에 못 들어오는지
계속 아무것도 없는 열려있는 방문으로 들어오질못하고
머리를 허공에 유리라도 있는거처럼 쿵! 쿵! 찍고 있더래요


그러다가 오빠가 더가까이가니까 
머리를 막 미친속도로 쾅! 쾅! 쾅! 쾅! 쾅!!!!
오빠가 너무놀라서 뒤로 자빠졌는데 
넘어질 때 등에 뭐가 부딪혀서 봤더니


노란 옷을 입은 아저씨가 천둥처럼 큰 목소리로 
그 여자한테 '가!!' 하고 소리치셨다는거에요
그때 제가 깨워서 꿈에서 깼는데 오빠도 
그 아저씨얼굴이 너무나도 생생하다고 하는 거예요


결국 그날밤은 가족들 모두 다 또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말았죠..
그런데..... 며칠후 외할머니께 
엄마가 전화해서 그날 있었던 있을 말씀드리는데...


외할머니는 이야기듣자마자 
그 꿈에 노란옷 입은 아저씨가 외할아버지인 거 같다고 하셨어요

알고 보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엄마를 낳고 
엄마 첫돌날 입으신 옷이 그 노란 옷이었어요..
진짜 신기하게도 지금은 꿈속에서 본 얼굴이 잘기억 안 나지만
그 후 얼마 안 지나 외할머니댁에서 외할아버지 사진을 보고
오빠랑 제가 그때 꿈에서 본 할아버지가 확실하다 했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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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
아침에 저랑오빠를 학교에 보내신 아빠는 먼저 여관집으로 갔어요
내려갔더니 주인할머니는 안 계시더래요 새벽에 도망치듯이 집에 가셨다고


다행히도 여관 아저씨와 대화끝에 굿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날 주인할머니꼴을 함께 보셨으니..


할머니가 왜그랬는지는 아직도 몰라요 
그 뒤로 주인집 할머니를 한 번도 못 봤거든요
웃긴 건 그 할머니 본인도 우리 집에서 그렇게 놀라서 도망치셔놓고
끝까지 우리가족 이사는 못 가게 하시더라고요


무튼 그날 굿하는걸 허락받고 아빠는 한시름 놓으셨대요
그렇게 또 며칠이 흘러갔는데


시간이가면갈수록 제 몸이 너무 피곤한 거예요
밤마다 잠에서 깨고 슥슥소리도 밤세들리고 
진짜 황달온사람처럼 얼굴도 누렇게 뜨고
엄마가 걱정이되서 저를 병원에 데려갔더니 
스트레스받고 많이 피로한 거 같다고 했대요


근데 이상하게 가족들은 밤에 한번도 안 깨고 잘 자는데
저만 유독 하루밤에 10번도 넘게 깨고
그 시기에 학교에서 코피도 여러 번 터지고 뭘 먹으면 자주 체했어요


피곤해서 스트레스성으로 소화불량이자주와서...
그러던 어느날은 제가 엄청 아픈 날이 있었어요
그날 엄마가 밤에 저를 돌보시다가 너무 졸리시더래요 12시에 너무 졸려서


미칠 거 같은데 제가 혹시나 엄마 잠든 사이에 큰일 날까 봐
이를 악물고 졸음을 참으셨는데 12시 반쯤 되니까 제가
갑자기 엎드려눞더니 몸을 웅크리고 무슨 절하는 거 같은 자세로 한참을 있더래요


엄마는 제가 배가아파서 그러나 싶으셔서
'ㅇㅇ아 왜 배아프니?' 하고 저를 일으키려고 하셨는데
제가 꿈쩍도안하더래요 보통 때면 제가 그때 
몸무게가 적게나가서 엄마가 번쩍 들수도 있을 만큼인데
옴짝 달싹도 안 해서 엄마가 다급하게 아빠를 깨우셨대요
근데 아빠도 안일어나시더라는거에요


엄마는 한 10분을 저를 어떻게해보려고 씨름을 하시다가
너무 피곤하고 저에게 못 이겨서 나가떨어지셨데요
근데 갑자기 제가 조금씩움직이더니 
땅에 머리를처박고 절하는 자세로
방을 막 기어다니기 시작했데요 
손톱을 세워서 바닥을 긁으면서 다녔대요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고 이상한 포즈로 
손톱이 바닥에스쳐서 슥슥슥 소리 내며 기어 다니는데


엄마는 너무 무서워서 멍하니 그걸 보고 계셨대요
그 모습을 아무것도 못하고 홀린 듯 지켜보시다가 
본인도 모르게 잠드셨는데
아침에 일어나니까 그일이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 가시더래요
그래서 당장 외할머니께 전화드려서 
제가 아프단것과 밤에 본 것을 말씀드렸더니
그다음 날 당장 무당 아줌마랑 함께 내려오신다고 하셨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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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편
오후에 무당아주머니께서 전화가 오셨어요
제 안부를물으시고 아무래도 제가 아프고 하니
오늘 밤은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요령을 알려주셨대요


가족들에겐 절대 알리지말고
12시가 되면 화장대 서랍에 숨겨둔 부적을 꺼내서 오른손에 쥐고
그걸 품에 안고 방문을 등지고 앉아있으라고
12시반이 지나고부터 잠이 엄청나게 쏟아질 건데
4시까지 절대로 잠들면 안되고 소리도 내지 말고 숨죽여 있어야 되고
또 제가 어떤행동을하던지 건드리지 말고 
가만히 부적만 품고있으라고 하셨대요


4시가 되면 화장대 서랍 중에 다른 곳에 부적을 숨겨두고
그다음 날엔 오빠랑 저를 학교에 보내지 말고 
가족 모두 기다리라셨대요


그날 밤이 되고 가족들이 모두 잠 들고나서 
엄마는 계속 저를 돌보시다가
12시가 되기 좀전에 화장대에서 부적을 꺼냈대요


그걸 아줌마가 일러주신대로 오른손에 쥐고 
품에 안은채 문을 등지고 앉았는데
정말 잠이 미친듯이 쏟아지더래요 
입 안쪽 살을 깨물어가며 잠을 참고 있었는데


제가 또 엎드려서 절하는자세를 하더래요
엄마는 놀랐지만 그냥 그모습을 숨죽여서 지켜보고 있으셨데요 
그런데 제가 전날처럼 얼굴을 처박고 손톱을 세우는게아니라


무슨 강아지처럼 엄마한테 기어서 와서는
엄마 옆에 강아지가 눞듯이 가만히 누워있더래요
제 행동을 보느라 잠이 좀깬것도 잠시이고
전날처럼 홀리기라도한듯 잠이 쏟아지는데


볼을 그렇게 피가나도록 깨무는데도 
너무 졸려서 어쩌다 잠들때도 있을정도였데요
근데 그럴때마다 제가 엄마 다리 위에 두 손을 올리고
꾹꾹 눌러서 깨우더라는거에요


그렇게 겨우 4시까지 버텼더니 
저는 언제그랬냐는듯 제자리로 돌아가 잠들고
엄마는 가족들이 모르게 다른 서랍에 부적을 숨기고 잠드셨대요
그러고 그 다음날 무당 아줌마가 외할머니랑 함께 집에 찾아왔어요


이상하게 아줌마가 갈치를 한가득 사들고 찾아오셨는데
엄마한테 갈치를 주면서 저녁밥은 이걸로하시라 그랬대요
갈치는 냉장고에 넣어둔뒤에
무당 아줌마랑 우리 가족은 거실에 모였어요
아줌마가 한참을 아무말도없이 집안 이곳저곳을 보시다가


갑자기 엄청 상냥한 말투로 엄마한테
'혹시.. 미미라는 고양이 기억하세요?' 하고 물으셨는데
엄마는 그말을 듣는 순간 머리에 뭔가 쿵 하고 얻어맞은 기분이 드셨대요


미미는 고양이었대요


엄마가 중학생 나이쯤 키우던 고양이었는데
미미는 길고양이었는데 새끼를 낳다가 새끼는 몸이 너무 약해서 죽고
미미도 거의죽어가던걸 엄마가 주워와서 
외할머니 허락에 키우셨다는거에요


외할머니는 미미한테 살쾡이가 살쪘다고 살찐아하고 불렀는데
엄마는 그게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외할머니 모르게 미미라는 이름을 붙여주셨대요


근데 그 이름은 엄마만 알고있고 
설상 외할머니 아셨다고해도
무당 아줌마가 그걸 아실턱이 없는 거죠
정성 들여서 돌봐서 회복한 뒤로도


거의 10년을 키웠는데 사실상 키웠다고도 
할 수 없는 게 원래 길고양이인지라
집에 잘있지는 않았대요 그런데 
항상 엄마가 학교 다녀올 때 대문 쪽에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고
외할머니가 주는 밥은안먹고 엄마가 주는 밥만 먹고
엄마를 그렇게도 좋아해줬대요

 
그런데 어느날부터 안 보였다는 거예요
장마철이라 비까지내리는데 고양이가 돌아오지 않으니까
엄마는 며칠을 비 맞으며 고양이를 찾았는데 결국 찾을 수 없었대요


엄마는 당연히 기억한다고 대답하셨고
무당아줌마는 뭐가 기쁜지 엄청 좋아하셨어요 
박수까지 막 치면서 그러곤 한동안 상냥한 말투로 
저한테도 괜찮냐고 말을 걸고
뭐 쓸데없이 가족들 하나하나한테 안부를물으시고 그러시다가 
(아마 그고양이인것도같아요)


그러다가 갑자기 원래 말투로 돌아오셔서는 엄마한테
그 고양이랑 전생부터 인연이 아주 깊다고 여러 번 생을 돌면서도
서로가 서로의 은인이었던 인연인데
그런데 그 고양이가 지금 딸(저)옆에 있다고....
안방에서 화장대에있던 부적은 그 방에 귀신이 들어오면


그 귀신이 작열통(불에 타죽는고통)을 느끼게 하는 부적인데
계속해서 달려들면 혼이 완전 사라지게 된다는 거예요
근데 그 고양이가 엄마와 우리 가족을 지키려고


매일 밤 혼을 깎아 먹는 작열통을 견디면서 
그 방을 지킨다고 하시는 거예요


처음 왔을때 무당 아줌마가 
부적으로 괜찮을거라고 고양이를 설득했는데
고양이가 끝까지 지키겠다고 그 방에서 옴짝달싹을 안 한다고 하셨어요
엄마는 그이야기를듣고 막 우셨어요...
무당 아줌마는 부적을 없애주고 싶지만 부적 없이는


집에 있는 귀신이 팔뚝만 한 구렁이인데 그 구렁이로부터
고양이는 절대 가족을 지켜줄수없고
떼면 가족이 큰일날거라 그럴 수가 없다고 하셨어요


더군다나 고양이가 가족을 지켜준다고 딸 옆이 있어봤자
귀신이 붙어있으면 수호령이 아닌이상 산사람은 힘들다고
고양이는 그것을 모르니 
오늘은 고양이혼이 다 갉아먹히기 전에 고양이를 보내주러 오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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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
그날 저녁식사후 고양이를 성불시키는 
제사를 간단하게 지냈어요
굿이라기보단 간단한 제사였어요


사 오신 갈치는 제사상에 올라갔고요
그때 저는 무당아줌마가 시키는 데로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제사 지내는 중간중간 기억이 뚝뚝 끊기듯 안나는부분이있구요
엄마 아빠 말로는 그냥 아무 일 없이 끝난 일이래요
무당 아줌마는 제사 후에 곧바로 가셨어요
당장 굿은못하니까 몇 달 더 있으라고 하셨는데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 당시에 가족들이 왜요 이유가 뭐예요 당장 해주세요
이런 식으로 따지고들 입장도 아니었고
엄마 아빠도 그런 성격이 못되셔서 못 물어보셨다더라고요


아무튼 그제사를지내고부터
일단 저는 잠을잘자게되었어요
근데 무당아주머니가 가시면서 새로 당부하 신게 있었는데
오빠한테 꿈에 뭐가나와서 말을 걸든 간에 대답을 하지 마라고
하더래도 4번이상 대답하면 안 된다고


그러고 내려가셨는데
그뒤로 3개월 동안 가족들끼리 안방에 갇히다시피 살았어요
이미 그집에 겁을 집어먹은 탓에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어요
무당 아줌마가 안방 말고는 잠자리로 안전한 방은 없다 하셨거든요
그렇게 3개월동안 오빠는 잊을만하면 이상한 꿈을꿨대요


오빠 일기에 적혀있는 거만 말씀드리자면
병원에서 의사선생님이 어디 아파서 왔냐고 묻는 꿈
길을 잃어버려서 경찰서에 가서 경찰한테 이름 등등을 질문받는 꿈
엄마가 화내시면서 뭘 잘못했느지 말할 때까지 때린다고 때리는 꿈


심지어 퀴즈쇼에나가는꿈까지
그게 무당 아줌마가말하신 질문인지는 잘 몰라도
신기하게도 꿈을꿀때마다 오빠는
남자목소리가 꿈이다 꿈이다 ㅇㅇ아 하고 
말하는 목소리를 들었다는 거예요
오빠도 꿈인줄 몰랐으면 
대답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매번 꿈인 걸 알게 해 준 거죠


그렇게 시간이가고 마지막 한 달째에는
오빠가 꿈을 전혀 꾸지않게되었대요
신기하게 그시기에 딱 무당 아줌마가 연락도 없이 찾아오셨어요


밤중에 갑자기 젊은여자 한 명 하고 같이 오셨는데
원래는 사복입고 다니시는데 옷까지 무당처럼 차려입고 오셔서는
가족들 전부 오늘 밤 다른 곳에 자고 오라 하셨어요


그날 엄마랑 저희는 고모할머니집에자고
아빠는 가게에서 쪽잠자고 아침 일찍 집에 갔더니
같이 왔던 젊은 여자는 이미 돌아갔는지 없고
무당 아줌마가 끝났다고 인사하고 가셨대요


가시면서 집에 향냄새 빠지면 마누라랑 애들 데리고 들어와서
이사 갈 때까지 편히 지내라고 하셨는데
무당 아줌마한테 돈 챙겨드렸더니 
외할머니한테 은혜 입은게있다고 돈 거절하시고 그냥 가셨대요


그 뒤로는 거짓말처럼 아무 일도 없었고
우리 가족들은 2달뒤에 이사를 갔어요
이사 갈 때도 주인 할머니는 못 뵙고
후에 아빠가 동네사람들한테 들은이야기로는


그 집에 전에 산 좋아하는 아저씨 부부가 살았는데
산에 가면 뱀을 잡아다가 산채로 술을 담그고 그걸 모으는 게 취미였대나봐요
어디까지나 소문이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구요


영적으로 힘드신분들이 무당 아주머니 
소개해달라고 하시는댓글 많이 읽었는데
안타깝게도 그분은 지금 이 세상분이아니세요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아무쪼록 그동안 많이 읽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기다려주시고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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